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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 (25/01/29) ④ - 세비야

단호박인줄 2025. 5. 23. 15:26

(벌써 네달이나 지나고 쓰는 여행일기...ㅋㅋ 너무 밀렸다)

 

 

세비야 스페인 광장

 

세비야에 도착 하자마자 부리나케 차 반납부터 했다. 워낙 차로 계속 스트레스 받았던터라 하루 빨리 반납해버리고 싶었다. 클룩에서 렌터카를 예약한것부터 1차로 실수였는데, 클룩 풀커버 컴팩트 사이즈 차량 보험 온라인 가입을 했는데, 정작 다른 급의 차를 업그레이드 해서 수령했으니 보험 적용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이상 모험을 하고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클룩 풀커버 보험은 만약 사고가 나면 전액 사용자가 모든 금액을 부담하고 나서 나중에 보험사가 보상을 해주는 식이라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렌터카를 세비야 역 근처 에 무사히 반납하고, 역에서 여유롭게 엄마와 커피 한잔 하고 미리 예약해둔 BnB로 향했다. 건물 내부는 깔끔히 레노베이션 되어 쾌적했고 큰 문제 없이 숙소도 잘 찾았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는데 문제는....

 

문제의 폐기물...

 

체크인하러 문을 열었는데 방 한가운데 이런게 놓여져 있는것이 아닌가. 건물 내 인테리어 폐기물 같았는데, 잠시 띵...관리자에게 문자를 하자 지금 당장 치우러 갈 수가 없고 한 3시간 정도 뒤에 올 수 있단다. 그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독이 많이 쌓여서 바로 나가기도 애매했던지라 일단 거실에 앉아서 대기 하기로 했다. 

 

 

 

거실 + 방 2개 + 화장실 2개의 가족 단위에 적합한 방이었는데, 아주 저렴하게 겟해서 사실 이 옥의티만 아니었다면 정말 완벽했는데 ㅎㅎ...방 자체는 마음에 드니 이정도는 해프닝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건물이 통째로 BnB로 운영되는 듯 했는데 희안하게 더 작은 룸보다 두 배 가량 큰 패밀리룸이 거의 같은 금액으로 책정되어있었는데, 뭔가 가격 설정 오류인것 같았다. 두시간 반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젊은 남자 한명이 와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면서 부랴부랴 치우고 갔다. (금발의 젊은 남자분이 오셨는데 어찌나 키가 크고 비율이 좋은지 역시 유전자를 좋게 타고나야...부럽다 하하) 

 

 


 

 

세비야에서는 2박. 세비야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라 다른 대중교통 없이도 도보로 관광이 가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하이라이트는 플라멩고 공연이었는데,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고퀄리티의 열정적인 공연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세비야 플라멩고 박물관에서 하는 공연을 미리 예약해서 보러 갔는데, 공연장으로 가는 길도 소담하니 걷는 재미가 있었고 공연장도 너무 크지 않아 공연하는 내내 공연자와의 교감이 확실히 이뤄지는 느낌이다. 

 

엄마는 젊은 여성 댄서가 연신 어쩜 저렇게 선이 가늘고 예쁘나며 연신 탐복을 했는데 나는 특히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푹 빠져 공연 내내 시간 가는줄을 몰랐다. 화려한 연주 테크닉도 대단했지만 섬세한 강약 조절과 연주단원과의 호흡이 정말 예술. 언젠가 꼭 다시 보러 가고 싶다. 

 

세비야에서 본 플라맹고 공연

 

 

 


 

 

 

 

 

사실 이미 성당이라면 지겹게 본지라 세비야 대성당에 크게 가고싶지는 않았는데, 걷는길에 보니 바로 앞에 떡하니 있어 온김에 들렀는데 콜럼버스의 무덤도 볼 수 있는데다 내부에 황금 덩어리로 도배된 말도안되는 유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과연 스페인 제국의 영광이 그대로 느껴졌달까. 곳곳에 전시된 유물들이 그저 금 도금이라 생각했지만 자세히 설명을 살펴보니 모두 순금 순은 이란다. 중간 중간 박혀있는 거대한 보석들은 덤. 종교 시설에 무슨 이런 사치의 끝판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덕분에 후대에 이런 예술품을 즐길 수 있는 것 아닐까. 원래 돈과 예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지 싶다. 

 

스페인광장

 

마지막 거점지 마드리드로 향하기 몇 시간 전을 활용해서 스페인 광장도 다녀왔는데, 중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환호하는 공연이 있던지라 궁금해서 가보았더니 거의 80은 되어보이는 할머니 플라멩고 댄서가 건실한 노익장을 과시하며 플라멩고 공연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물론 공연비를 받고 직업으로 하는 일이니 댄서의 열정을 운운하기는 너무 낭만 가득한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연을 하는 내내 관객들과 호흡하며 공연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어찌나 즐거워보였는지 관객 모두 환호로 박수 갈채를 보냈다. 훈훈한 미소를 안고 다음 행선지 마드리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