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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썰 & 개똥철학3

언어의 세계 3️⃣ - 말과 글 한국인에 거주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어를 배운다고 하면 보통의 한국 사람들이 보이는 첫 반응은 이것이다. “한국말 쉽지? 한글 배우기 엄청 쉬워! 금방 하잖아!” 맞다, 한글은 쉽다. 그런데 한국어는 어렵다. 많은 사람이 한글과 한국어가 같은 것이라고, 동의어 쯤으로 전제하고 별 생각 없이 말한다. 한국말은 말그대로 언어이고, 한글은 한국말을 적는 글이다. 한국인은 당연히 자라나며 모국어로써 한국어를 자연스레 습득했고, 그 위에 간단명료하고 쉬운 한글만 배우면 되니 당연히 쉽지, 외국인은 한국어를 통째로 배우는 입장인데 쉬울리가 없다. 한글이야 쉽게 배우지만 한국말은 어렵게 배우는 것이다. 한글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개발자가 명확히 알려져 있는 유일무이한 글자이고, 독특한 결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 2023. 2. 16.
언어의 세계 2️⃣ - 차용어 (한국어 속 한자어, 영어 속 프랑스어) 때는 2016년, 일본 오사카로 가족 여행으로 갔다. 가족 중에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기도 하고, 다들 여행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라 내가 복닥거려 가자고 해야 가족 여행을 가게 되서 이번에도 내가 여름 가족 여행 가이드를 자진했다. 일본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본적은 없지만 워낙 어려서부터 일본 드라마와 각종 매체를 달고 산지라 일본어 회화는 꽤나 자신있다(aka 서바이벌 일본어). 그 덕에 일본 여행은 항상 큰 무리 없이 다녔다만 한자를 거의 몰라서 글에 대해서는 완전 까막눈이다. 무사히 일본에 도착해서 오사카 우메다 역에서 내려 예약해둔 airBnB로 향하는 중이었는데, 워낙 출구가 많고 복잡해서 갈피를 못잡고 있던 찰나, 어쩐지 일본 처음 온 집돌이 아빠가 여기다 저기다 하면서 방향을 .. 2023. 2. 15.
언어의 세계 1️⃣ - 영어와 한국어 영어는 참 어렵다. 대한민국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는 (최소한 젊은 세대는) 평생 영어로 고통 받는다. 모국어도 아닌 이 언어에 왜 본인을 열등감과 울렁증의 수렁 속에 평생 채찍질해야하나, 조금 억울하다. 영어는 (최소 대한민국에서는) 하나의 언어라기보단 단순히 시험을 위한 시험으로써,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사회 초년생으로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단순히 점수를 위해 따는 공부로 전락해버린, 그 자체로 그냥 하나의 경쟁력(?) 측정 도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쩌랴, 불평해봐야 소용없다. 일단 공부해서 배워야하지만 배울 수록 어렵고, 쓸 수록 어렵고, 끝이 없다는 것을 이 영어 공부하면서 많이 느낀다. 사실 한국어도 어렵다. 거꾸로 영어 모국어 화자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만큼이나.. 2023.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