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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합리성, 영국식 합리성 - 1편 2019년부터 영국에서 석사 유학을 하며 살다보니 그나라에 대한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되었다. 현지 친구들도 사귀고 현지 뉴스 매체도 접하고 현지 방식으로 살다보니 처음에는 이해 되지 않던 영국의 면모들이 하나 둘 이해가기 시작했다. 뭐든지 느리고, 어설프고, 실수 투성이, 시간 안지키고, 당일 취소에, 번거롭고, 복잡하고 등등… 정확히는 스코틀랜드에 살면서 참 특이하다고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한국이라면 절대 용납되지 않을 상황들이 희안하게 이곳에서는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은 생활 소품들이 현지 기준으로도 터무니 없이 비싸다던지 기차가 툭하면 지연되서 도무지 시간을 계획할 수 없다던지 예약했던 서비스가 당일날 모종의 이유로 변경 축소된다던지, 뭐 하나 예측할 수 없.. 2023. 3. 6.
대만여행 (2023.Feb) - 4-5일차 (대만식 조식, 베이터우 온천, Li Yuan 현지인 맛집) 대만식 아침식사로 하루를 시작. 그동안 서양식 브런치로 때려넣었는데, 그래도 한번은 대만식으로 가봐야겠다 싶어 폭풍검색 해서 적당한 집으로 갔다. 따뜻한 두유와 함께 먹는거라고 해서 대표 메뉴들을 쭉 시켰다. 요우티아오라고 불리는 튀긴 꽈배기 같은 음식은 영 수분기가 없었는데, 좀 더 촉촉하면 좋을텐데 영 종이 씹는 느낌이었다. 대만에는 전체적으로 이런 음식이 많더이다. 뭔가 브리또 같은 밥이 있었는데, 가운데 들어있는 속은 홍콩에서도 먹어본 로우쏭. 역시나 좀 퍽퍽하니 건조하다 ㅋㅋ..;;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온천을 하러 베이터우로 향했다. 유황이 노오랗게 끓어 오르는 찐 유황 온천!! 귀차니즘이 폭발해서 갈때는 우버를 타고 갔으나...이번 여행 택시비로만 대체 얼마를 쓴 것인가...내려올 때는 얌전.. 2023. 3. 6.
대만여행 (2023.Feb) - 3일차 (진천미) 누구나 모두 각자의 게임을 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의식적으로 많이 쓰려고 하다보니 드는 생각은... 누구나 각자의 게임을 하고 있다. 자기만의 세계관에서, 자기만의 관심사 속에서, 자기만의 게임을 하고 있다. 과연 어떤 게임에 참여할 것인가. 비슷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룹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경쟁하고, 비교하고, 나름의 룰을 만들어나간다. - 쿨하게 사는 신도시맘 - 부유한 집안 아들딸 - 자유롭게 사는 부부 - 일과 여가 모두를 잡은 알파 메일 - 능력자이지만 아름답기까지 한 알파 걸 - 매주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는 파티 보이/파티 걸 - 인테리어 마스터 - 하드코어 여행자 - 센스만점 요리만점 - 유머 센스로 남을 웃기는 코미디언 - 털달린 친구들 (동물 컨텐츠는 진짜 사기다.. 2023. 3. 6.
대만여행 (2023.Feb) - 2일차 (Tamed fox,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ACME 카페, 샹그릴라 마르코폴로 라운지, Studio 9) 일기를 쓰는 오늘은 2023.03.05. 독감이 와서 너무 고통스럽다. 며칠전부터 목이 간질간질해서 뭔가 온다 했더니, 독감이 오려고 그랬나보다. 코로나 검사 킷트에서는 아무것도 안나오는 것을 보니 코로나는 아니다. 온몸을 후두려 맞은것 같다. 아이고 나죽어...거의 하루를 통째로 침대에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심심하기도 해서 일기라도 쓰자 싶어 자리에 앉았다. Life without SNS was so much better... 여행은 참 좋다. 여러 생각도 정리할 수도 있고, 느끼는 바도 많고, 내 평소의 바운더리,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서 내 무의식을 한번 뒤집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 내 생각과 무의식을 한발짝 떨어져 관조할 수 있게 해준다. 평소같았으면 그 순간에 집중한다는 명목아래, 사진.. 2023. 3. 5.
대만여행 (2023.Feb) - 1일차 (샹그릴라 호텔, Second floor cafe, Pawnshop) 4박 5일의 짧고 굵은 대만 타이페이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타이페이는 예전에 여러번 가보기도 했고, 도시 안에서는 크게 할 것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올 해 2월까지 전년도 연차를 모두 소진해야 했었기 때문에 남은 연차 탈탈 털 겸 기분 전환도 할 겸, 가까운 대만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비행기 표는 제주항공 대략 39만원 정도에 결제 (사실 대만 치고는 꽤 가격이 있는편이지만 포스트 코로나에서는 쩔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해외 호텔 바우쳐를 써야했으므로 이참에 Flex 하기로 결정!! 호텔은 샹그릴라 파이스턴 호텔로 선택했다. 여행 메이트는 언제나 그렇듯 'Chris'. 언제든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하게 된다. 대만에 무사히 도착하고 마침 부산.. 2023. 3. 2.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대학교 1학년 때 그리스 로마 신화 교양 수업을 들은적이 있다. 사실 처음부터 이 수업을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당시 수강 신청에 폭망해서 남아있는 선택지가 몇 개 없었고 그나마 이 수업이 괜찮아보여 08학번 동기들과 우르르 수업을 들으러 갔다. 헌데 듣다보니 생각외로 재미가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의 이야기이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티탄족의 후예로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올림포스의 신들과는 반대 진영에 있는, 이른바 적 관계에 놓여있었다. 당시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족이 치열한 전투를 벌여 최종 올림포스 편이 승리하였지만, 티탄족이었던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올림포스 편에 투항함으로써 적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의 위치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2023. 2. 20.
언어의 세계 3️⃣ - 말과 글 한국인에 거주하는 외국인 친구가 한국어를 배운다고 하면 보통의 한국 사람들이 보이는 첫 반응은 이것이다. “한국말 쉽지? 한글 배우기 엄청 쉬워! 금방 하잖아!” 맞다, 한글은 쉽다. 그런데 한국어는 어렵다. 많은 사람이 한글과 한국어가 같은 것이라고, 동의어 쯤으로 전제하고 별 생각 없이 말한다. 한국말은 말그대로 언어이고, 한글은 한국말을 적는 글이다. 한국인은 당연히 자라나며 모국어로써 한국어를 자연스레 습득했고, 그 위에 간단명료하고 쉬운 한글만 배우면 되니 당연히 쉽지, 외국인은 한국어를 통째로 배우는 입장인데 쉬울리가 없다. 한글이야 쉽게 배우지만 한국말은 어렵게 배우는 것이다. 한글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개발자가 명확히 알려져 있는 유일무이한 글자이고, 독특한 결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 2023. 2. 16.
언어의 세계 2️⃣ - 차용어 (한국어 속 한자어, 영어 속 프랑스어) 때는 2016년, 일본 오사카로 가족 여행으로 갔다. 가족 중에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기도 하고, 다들 여행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라 내가 복닥거려 가자고 해야 가족 여행을 가게 되서 이번에도 내가 여름 가족 여행 가이드를 자진했다. 일본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본적은 없지만 워낙 어려서부터 일본 드라마와 각종 매체를 달고 산지라 일본어 회화는 꽤나 자신있다(aka 서바이벌 일본어). 그 덕에 일본 여행은 항상 큰 무리 없이 다녔다만 한자를 거의 몰라서 글에 대해서는 완전 까막눈이다. 무사히 일본에 도착해서 오사카 우메다 역에서 내려 예약해둔 airBnB로 향하는 중이었는데, 워낙 출구가 많고 복잡해서 갈피를 못잡고 있던 찰나, 어쩐지 일본 처음 온 집돌이 아빠가 여기다 저기다 하면서 방향을 .. 2023. 2. 15.
언어의 세계 1️⃣ - 영어와 한국어 영어는 참 어렵다. 대한민국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는 (최소한 젊은 세대는) 평생 영어로 고통 받는다. 모국어도 아닌 이 언어에 왜 본인을 열등감과 울렁증의 수렁 속에 평생 채찍질해야하나, 조금 억울하다. 영어는 (최소 대한민국에서는) 하나의 언어라기보단 단순히 시험을 위한 시험으로써,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사회 초년생으로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단순히 점수를 위해 따는 공부로 전락해버린, 그 자체로 그냥 하나의 경쟁력(?) 측정 도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어쩌랴, 불평해봐야 소용없다. 일단 공부해서 배워야하지만 배울 수록 어렵고, 쓸 수록 어렵고, 끝이 없다는 것을 이 영어 공부하면서 많이 느낀다. 사실 한국어도 어렵다. 거꾸로 영어 모국어 화자가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만큼이나.. 2023. 2. 13.